인생이 금방이라도 끝날 것 같지만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인생은 머라톤과 같다. 전력질주가 아니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달리는 동안 벽에 걸려있는 그림과 문구가 너무나 와 닿는다. “LIFE IS A MARATHON, NOT A SPRINT” 라고 써있다. 처음에 그냥 좋은 글이구나 했다. 러닝머신 뛰면서 그 문구를 계속 생각하며 나의 인생을 돌아본다.
5년간 짧은 단거리, 결국 길을 잃었다.
최근 5년 간은 나의 인생 어떠한 해보다도 마라톤 보다는 짧은 단거리 전력 질주를 해온 것 같다. 일도 미친 듯이 했고 투자도 미친 듯이 했다. 일을 너무 미친 듯이 해서 주말에도 일하고, 밤에 야근도 많이 하고 그야말로 질주를 했다. 물론 성과도 좋았다. 하지만 체력이 오래가지 못했고 마음이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5년 만에 지쳐버리고 말았다.
투자도 미친 듯이 했다. 있는 돈 다 투자를 하고 빚투까지 하며 미쳤었다. 주식과 코인으로 일하는 시간 이외에, 아니다 일하면서도 주식과 코인에 빠졌다. 그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었다. 결국 돌아보면 난 투자가 아니라 현대판 도박 중독이었던 것이다. 하루 종일 시세를 보느라 핸드폰을 보고 있고 하루 종일 머리 속에 주식과 코인 생각 뿐이고, 밤에 잠도 못 자고, 다음날 겨우 일어나고, 하루 종일 힘들고, 그걸 잠시 잊기 위해서 일 속에 빠지고… 그렇게 몇년 하다가 막판에 폭장 장에서 멘탈이 나가버렸다.
인생은 생각 보다 길다. 길게 보고 가야 한다.
결국은 패닉이 오고 말았다. 모든 것을 다 놓고 털어버렸다. 그리고 평생 주식과 코인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렇게 5년 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결국 남은 것은 큰 빚과 마음의 상쳐, 잃어버린 남편으로서의 신뢰, 나에 대한 신뢰 뿐이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그래도 빠른 것이라는 진리를 체험했다. 다 놓고 새로 시작했다. 회복하는데만 거의 1년이 걸렸다. 이제야 정신이 돌아오고 머리가 맑아진다. 그리고 나의 에너지와 열정을 더 생산적인 곳이 투자하고자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5년 후, 10년 후를 봤을 때 지난 5년간 허비한 시간 보다 더 큰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비록 5년간의 시간이 힘들고 어렵고 다 부질 없는 것이었으나 결국 그 시간도 헛된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지나온 시간도 다 소중하고, 경험이고, 자산인 것이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현재의 소중함을 모르고,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그 소중했던 시간들을 발판으로 앞으로의 나는 더욱 발전해 있으리라 믿는다.